[기고] 우리 가게도 특수가연물 사업장일 수 있습니다

전북금강일보 | 기사입력 2026/07/23 [15:32]

[기고] 우리 가게도 특수가연물 사업장일 수 있습니다

전북금강일보 | 입력 : 2026/07/23 [15:32]

“우리 가게도 특수가연물 사업장이었나요?”

 

현장에서 사업장 관계인들을 만나면 가장 자주 듣는 질문 가운데 하나다. ‘특수가연물’이라는 용어는 다소 낯설지만, 우리 주변에는 생각보다 많은 사업장이 이에 해당한다. 많은 영업주들이 자신의 사업장이 특수가연물 관리 대상이라는 사실조차 모른 채 영업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대부분은 특수가연물이라고 하면 대형 공장이나 산업단지를 떠올린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동네 타이어 판매점과 폐지를 보관하는 고물상, 물티슈 제조업체처럼 일상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사업장도 일정 수량 이상을 저장하거나 취급하면 특수가연물 관리 대상이 될 수 있다.

 

특수가연물은 화재가 발생하면 일반 가연물보다 불길이 훨씬 빠르게 번질 우려가 있는 물질이다. 그래서 「화재의 예방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은 품명별 지정수량 이상을 저장·취급하는 경우 일정한 저장기준을 갖추도록 하고 있다. 이는 행정 절차를 늘리기 위한 규제가 아니라 대형화재를 막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다.

 

대표적인 사례가 타이어다. 타이어는 합성수지류에 해당하며 3,000kg 이상 저장하거나 취급하면 특수가연물로 관리된다. 화재가 발생하면 다량의 열과 짙은 연기를 내뿜으며 연소가 빠르게 확대되는 특성이 있어 저장 면적과 적재 높이 등을 기준에 맞게 관리해야 한다.

 

폐지(넝마 및 종이부스러기)와 물티슈 제조에 사용되는 부직포도 각각 1,000kg 이상 보관하거나 저장하면 특수가연물 관리 대상이 된다. 그러나 많은 영업주들은 자신이 보관하는 물품이 특수가연물 관리 대상이라는 사실조차 모른 채 영업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최근 전북에서도 우드칩과 톱밥을 보관하던 사업장에서 자연발화와 기계 과열로 대형화재가 발생해 막대한 재산피해가 있었다. 특수가연물은 한 번 불이 붙으면 연소 속도가 매우 빨라 초기 대응이 늦어질수록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 사례다.

 

이러한 위험은 결코 다른 지역의 이야기가 아니다. 지난해 겨울 전주완산소방서는 특수가연물을 지정수량 이상 저장하면서 법에서 정한 저장·취급기준을 지키지 않은 사업장을 적발해 과태료를 부과한 바 있다. 관계인은 특수가연물을 취급한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세부 기준까지는 숙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법을 몰랐다는 이유로 안전기준이 면제되지는 않는다.

 

소방의 역할은 화재를 진압하는 데만 있지 않다. 화재가 발생하기 전에 위험요인을 발견하고 줄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러한 취지에서 전주완산소방서는 특수가연물 저장·취급 사업장을 대상으로 화재안전조사와 현장 안전컨설팅을 실시하며 관계인의 자율적인 안전관리 역량을 높이는 데 힘쓰고 있다.

 

사업장 관계인 여러분께 부탁드린다. 우리 사업장에서 보관하고 있는 물품이 특수가연물에 해당하는지, 지정수량을 초과하고 있는지 한 번만 확인해 보시기 바란다. 품명별 구분 보관과 적정 적재기준 준수, 화기 관리 등 기본적인 안전수칙을 실천하는 것만으로도 화재 위험은 크게 줄일 수 있다.

 

‘우리 사업장은 괜찮겠지?’라는 막연한 안심보다 ‘혹시 우리도 해당되지 않을까?’라는 작은 관심이 더 큰 사고를 막을 수 있다. 화재예방은 거창한 시설이나 특별한 장비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오늘 우리 사업장을 한 번 더 살펴보는 작은 실천이 소중한 생명과 재산을 지키고, 안전한 지역사회를 만드는 가장 확실한 출발점이 될 것이다.

 

/전주완산소방서 예방안전팀 소방위 김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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