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 도시 전주, 영화영상산업 메카로 만든다

나연식 기자 | 기사입력 2024/10/30 [19:56]
우범기 전주시장, 30일 ‘전주시 2034 영화영상산업 비전’발표
영화영상산업 펜타곤 벨트 구축 등 4대 전략 10대 추진과제 제시
재원 확보·시장 경쟁력 강화 관건… 긴축재정 속 공모사업 한계

영화의 도시 전주, 영화영상산업 메카로 만든다

우범기 전주시장, 30일 ‘전주시 2034 영화영상산업 비전’발표
영화영상산업 펜타곤 벨트 구축 등 4대 전략 10대 추진과제 제시
재원 확보·시장 경쟁력 강화 관건… 긴축재정 속 공모사업 한계

나연식 기자 | 입력 : 2024/10/30 [19:56]

▲ 우범기 전주시장이 30일 시청 4층 회의실에서 ‘전주시 2034 영화영상산업 비전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글로벌 영화영상산업의 수도로 우뚝 서겠다”고 밝히고 있다.  © 전북금강일보

 

전주시가 오는 2034년까지 10년간 전주권 5개 거점별 특화단지 조성 등을 통해 ‘영화영상산업 펜타곤 구현’을 위한 10년 장기 프로젝트를 발표한 가운데 이번 사업의 핵심은 재원 확보와 시장경쟁력 강화가 최대 관건으로 꼽히고 있다. 

 

사업은 10년간 진행되는 장기 프로젝트임에도 그간 시가 발표했던 ‘왕의 궁원 프로젝트’ 등과 비교해 절반 수준인 5,750억원 정도의 예산이 투입될 것으로 추산되고 있지만 재원 마련의 구체적 방안은 아직 없는 상태다. 

 

현재 정부는 세수결손으로 긴축재정방침을 고수하면서 교부세를 대폭 삭감하는 방침을 수립함에 따라 내년 시 재정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앞서 시는 지난해 시의회 의결을 거쳐 지방채 발행 1,500억원 중 276억원을 삭감한 1,225억원의 지방채를 올해 발행했다. 

 

여기에 정부의 교부세 삭감 여파로 인해 추가로 수 천억원의 지방채 발행이 불가피해졌다. 

 

더욱이 시가 이미 1조원 이상 장기 프로젝트를 연달아 추진,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상황에서 중앙공모와 지방채 발행만으로는 재원 확보에 한계가 있는 만큼 추가 보완책 마련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시업 기간이 10년이라는 점도 사업의 연속성을 담보할지는 의문이다. 

 

시가 발표한 프로젝트 대다수가 10년을 목표로 추진되는 사업들로 민선 8기 임기안에는 물리적으로 사업 완료가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시가 발표한 사업들이 임기 안에 가시적인 성과를 예측, 도출할 수 없는 만큼 우 시장이 재선을 염두한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지만 아직 속단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우 시장은 30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그간 축적해온 영상문화산업 역량 위에 창의성과 첨단기술을 접목, 관련 기업 유치와 장기체류 로케이션 확대 등을 골자로 ‘전주시 2034 영화영상산업 비전’을 발표했다. 

 

이날 우 시장은 “대한민국 K-영상콘텐츠가 세계를 사로잡고 있다”며 “그 파급력은 산업의 경계를 넘어 음식, 음악, 문화까지 제2의 한류를 이끄는 핵심 동력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전주는 방대한 문화콘텐츠의 원형을 지닌 도시로써 한국영화사 100년 역사를 간직한 영화 도시의 저력과 세계적인 전주국제영화제를 만들어온 예술문화의 힘, 촘촘한 영화영상 인프라 등 산업기반을 바탕으로 ‘글로벌 영화영상산업의 수도’로 우뚝 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는 2034년까지 10년간 총 5750억원이 투입되는 이번 프로젝트는 ‘글로벌 영화영상산업 수도, 전주’를 비전으로 △글로벌 영화촬영 거점 조성 △미래영화영상 기술 혁신 △세계적 영화관광도시 조성 △강한 영상산업 생태계 마련 등 4대 전략, 10대 추진과제로 구성됐다.

 

이를 통해 첨단기술과 융복합 콘텐츠를 기반인 새로운 영상 생태계를 구축, 일자리 창출과 기업 유치 등 실질적인 성과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이 중 전주의 영화영상산업 거점별 특화 구역을 연결하는 ‘영화영상산업 펜타곤 벨트’의 경우 △탄소중립 영화영상 촬영단지(상림동 일원) △전주형 영화·관광산업 융복합 문화단지(고사동 영화의거리 일원) △미래 영상기술 융복합 거점(전주역 일원) △쿠뮤필름 아시아 제2스튜디오(전주 북부권) △방송·미디어 영상콘텐츠 단지(만성동 일원)로 구성될 예정이다.

 

하지만 이번 사업이 성공적인 결실을 맺기 위해선 재원 확보와 함께 관련 시장 경쟁력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이는 다른 산업 분야와 다르게 민간 제작사의 투자 의존성 역시도 다소 높은 편이다. 

 

실례로 또 다른 영화산업의 현 주소인 부산 역시도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는 ‘OTT 플랫폼 촬영 스튜디어 건립 등 영화영상산업의 선순환 생태계 고도화 추진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결국, 전주에서 수많은 영화들이 촬영, 제작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영화영상 시장에서 전주시가 우위를 선점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부산에 밀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여 보다 능동적인 대응책 마련도 요구되고 있다. 

 

이에 대해 우범기 시장은 “예산 확보에 대한 우려는 사업의 우선 순위를 검토해 추진해 나갈 것”이라며 “전주는 충분히 가능성이 있을 뿐만 아니라 민선 8기는 그림을 그려 나가는 단계”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주에서 탄생할 제2의 오징어게임이나 기생충이 미래 100년 후까지도 전주의 경제가 되고, 문화가 될 수 있도록 세계 시장과 손을 맞잡고 힘차게 나아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전주시가 1조원 이상 대규모 프로젝트의 잇따른 발표로 막대한 재정 부담을 안은 상황에서 또 다시 10년 장기 프로젝트를 발표함에 따라 향후 추가 재원 확보 등 우 시장이 어떠한 방안을 들고 나올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나연식 기자 meg7542@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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