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호식 시인
담장너머로 붉은 꽃이 피었다 엄마는 저 꽃이 세 번 피면 쌀밥을 먹을 수 있다고 했다 그 말에 나는 쌀밥나무 꽃이라 불렀다
호남고속도로가 뚫리면서 붉은 나무는 아궁이속으로 끌려들어갔다 꽃잎처럼 타는 나무를 보며 다시는 쌀밥을 먹을 수 없다는 아뜩함에 몸에서 붉은 진액이 흘렀다 그 끈적한 뜨거움에 몸서리치며 성장 통을 겪는 동안
담울담울 쌀밥처럼 피었다 지고 피기를 세 번이나 더하며 온 생을 꽃으로 피운
져서도 쌀밥 향기로 가슴에 있는 어머니 꽃 <저작권자 ⓒ 전북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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