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맹이 빠진 청문회 보완 절실

나연식 기자 | 기사입력 2022/10/04 [20:02]
4일 이경윤 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 후보자 인사청문회 실시
도덕성 등 알권리는 차단… 청문회 후보자 통과의례로 변질

알맹이 빠진 청문회 보완 절실

4일 이경윤 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 후보자 인사청문회 실시
도덕성 등 알권리는 차단… 청문회 후보자 통과의례로 변질

나연식 기자 | 입력 : 2022/10/04 [20:02]

전라북도문화관광재단(이하 재단)이경윤 대표이사 후보자를 대상으로 전북도의회 인사청문회가 열렸지만 도덕성 검증, 속기록 등은 베일에 감춘 채 비공개로 진행돼 청문회가 후보자 통과의례로 변질됐다는 지적이다. 

 

앞서 전북도와 도의회는 지난달 6일 재협약을 통해 기존 전북연구원, 군산의료원, 신용보증재단, 전북개발공사, 문화관광재단 등 5개 기관에서 전북테크노파크, 전북경제통상진흥원, 자동차융합기술원, 전북콘텐츠융합진흥원 등 4개 기관이 추가돼 9개 기관으로 늘렸다. 

 

또한 ‘인사청문 대상 연임 제외 규정 개정, 인사청문 기간 연장(10일→15일), 인사청문 위원 증원(10~11명→11~12명), 참고인 등의 출석요구 추가, 후보자·참고인 등의 보호 추가’ 등도 포함됐다. 

 

이 같은 협약 규정에 따라 4일 도의회 인사청문회 위원회는 이경윤 재단 대표이사 후보자를 상대로 인사청문회를 진행했다. 

 

위원회는 소관 상임위원회인 문화건설안전위원회(이하 문건위) 위원 8명과 의장이 추천하는 위원 4명을 포함, 총 12명으로 구성해 진행했지만 여전히 알맹이 빠진 ‘맹탕·부실 청문회’의 재탕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이번 청문회는 민선 8기를 이끌고 있는 김관영 도지사가 첫 수장 임명을 단행하기 전에 실시하는 청문회라는 점에서 세간의 이목이 집중됐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청문회 역시 도덕성 검증, 속기록 등은 비공개 방침으로 일관해 논란을 자초하고 있다. 

 

도덕성 검증은 위장 전입·논문 표절·병역 기피·부동산 투기·탈세·음주·성범죄 등 7개 항목에 걸쳐 이뤄진다. 

 

이와 함께 불법과 탈법을 일삼은 인물을 걸러내고 공직 수행에 걸맞는 공적 마인드를 갖춘 인물을 찾기 위한 필수 항목들로 평가되고 있다.  

 

더욱이 도민들의 알 권리 충족을 위해서라도 속기록과 함께 도덕성 검증을 공개해야 함에도 불구, 경력 등 후보자가 사전에 제출한 자료를 바탕으로 도덕성 검증이 비공개로 진행됐다. 

 

실제로 문건위가 이날 이경윤 재단 대표 후보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청문회 자료를 배포했지만, 내용상에는 경력 등 후보자의 도덕성 검증에 대해서는 단 한줄도 언급되지 않았다. 

 

결국, 인사청문회가 임용권자의 인사권 남용을 막자는 취지로 도입됐음에도 그간 도의회에서 진행된 청문회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은 후보자는 단 한 차례도 나오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도덕성 검증이 비공개로 진행되다보니 청문회가 일종의 통과의례에 불과해 사실상 검증 효과가 떨어질 수 밖에 없는 악순환을 되풀이하고 있는 셈이다. 

 

설령 의회에서 청문보고서를 채택하지 않아도 임명권자가 강행 처리하면 인사를 막을 수도 없다. 이 점은 국회 인사청문회도 별반 다르지 않다.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도 도덕성 검증 등 후보자에 대한 자질 평가를 통해 부적합한 인물을 걸러냈지만 임명권자가 인사를 강행, 처리한 사례가 여러 차례나온 바 있다. 

 

공개 회의로 전환된 2차 업무능력 검증도 속빈 강정이나 다름 없었다. 

 

청문회 위원들은 전북지역에 연고가 없는 후보자가 대표이사로서의 적합성, 재단 기금 규모의 적절성, 장애인 의무 고용 문제, 전보인사 실태, 브랜드 상설공연 개선방안, 지역관광산업 진흥 방안 등 대표이사로서 갖춰야 할 기본자질부터 경영총괄, 조직 및 사업관리 등 업무 수행 능력 검증을 위한 질문이 이어졌다. 

 

하지만 이에 대한 후보자의 구체적인 답변은 제시되지 않은 가운데 재단 대표이사로서 자질이 부족한 게 아니냐는 우려의 소리도 나오면서 제도 보완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이는 이경윤 재단 대표 이사 후보자가 문재인 전 정부에서 문화 관련 업무를 맡아 외연 확장 측면에서는 다소 기대할 수 있겠지만 도내 지역의 문화정서를 잘 이해하고 이끌어낼지는 의문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어서다. 

 

더욱이 전임 대표이사 재임 시절 문화관광재단이 각종 잡음과 논란 속에 방만 경영을 했다는 지적이 강하게 제기됐던 만큼, 이 부분에 대한 해결 방안 마련과 함께 경영안전성 도모가 반드시 수반돼야 된다. 

 

한편 인사청문회 결과는 6일 경과보고서 채택 후 의장의 검토를 거쳐 도지사에게 송부하게 된다.

 

 /나연식 기자 meg7542@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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