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한편의 여유]설

온라인편집팀 | 기사입력 2022/01/27 [17:35]
김용옥 시인

[詩 한편의 여유]설

김용옥 시인

온라인편집팀 | 입력 : 2022/01/27 [17:35]

혼자 살다 보면

뜨신 아랫목에 눴어도

두툼하니 누비옷을 입어도

찬바람만 안 들면 그만 될 것 같아도

온종일 춥단다

 

따습기를 말하자면

장작불 몰아넣은 쇠죽 아궁이 앞만 할까

볼고족족 얼굴이 달아오르면

등허리 써늘한 거 생각 안 날 것 같아도

얼굴 뜨거운 건 잊고 등허리만 추운 건

왠지 섭섭하고

 

달 터울이라도 지면

보름이어도 보내야 하는 달을

차가운 밤하늘에 띄워야 하는 게

서럽고 안쓰러워라

찬 이불을 덮은 듯 계속된 바스락거림

 

설이라 반가운 인사를

누구하고 나누고 싶다가도

정분났다고 오해라도 받을까

사람도 가려서 인사를 하니

 

서방이라도 들일 형편이면 모를까

반반한 낮 반대기 들기가 부끄러워

말 수 적은 새댁처럼

동네 나이 많은 정 씨 아짐 네만

얼른 들러 인사를 하고 온단다

 

삼 년이나 못 본 아들놈이

오늘 같은 날은 더 보고 싶단다

 

까치가 자꾸 뭘 물어다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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