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옥 시인
혼자 살다 보면 뜨신 아랫목에 눴어도 두툼하니 누비옷을 입어도 찬바람만 안 들면 그만 될 것 같아도 온종일 춥단다
따습기를 말하자면 장작불 몰아넣은 쇠죽 아궁이 앞만 할까 볼고족족 얼굴이 달아오르면 등허리 써늘한 거 생각 안 날 것 같아도 얼굴 뜨거운 건 잊고 등허리만 추운 건 왠지 섭섭하고
달 터울이라도 지면 보름이어도 보내야 하는 달을 차가운 밤하늘에 띄워야 하는 게 서럽고 안쓰러워라 찬 이불을 덮은 듯 계속된 바스락거림
설이라 반가운 인사를 누구하고 나누고 싶다가도 정분났다고 오해라도 받을까 사람도 가려서 인사를 하니
서방이라도 들일 형편이면 모를까 반반한 낮 반대기 들기가 부끄러워 말 수 적은 새댁처럼 동네 나이 많은 정 씨 아짐 네만 얼른 들러 인사를 하고 온단다
삼 년이나 못 본 아들놈이 오늘 같은 날은 더 보고 싶단다
까치가 자꾸 뭘 물어다 놓는다 <저작권자 ⓒ 전북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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