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익산문화예술의 거리, 현실을 되짚다

전북금강일보 | 기사입력 2021/04/18 [18:06]

[기획] 익산문화예술의 거리, 현실을 되짚다

전북금강일보 | 입력 : 2021/04/18 [18:06]

정헌율 익산시장·문진호 익산문화관광재단 대표, 익산문화예술의 거리 회동

거리 내 모던갤러리 방문… 익산문화예술의 거리·예술인들 현실에 귀 귀울여

거리 활성화 위한 대책 마련·지역 문화예술인에 대한 지원 방안 강구 등 약속

 

▲ 익산문화예술의 거리를 방문한 정헌율 익산시장과 문진호 익산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가 모던갤러리 김연우 관장에게 익산문화예술계의 현실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 전북금강일보



정헌율 익산시장이 코로나19를 뚫고 진행한 연초 소통 행정이 생생한 현장 속에서 시민들과 함께 공감대를 형성하며 큰 호평을 받고 있는 가운데 이번엔 익산문화예술의 거리를 깜짝 방문해 적극 행정을 넘어 지속 가능한 소통의 의지를 보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14일 익산문화예술의 거리의 마지막 보루이자 소통의 장소인 모던갤러리(관장 김연우)에 정헌율 익산시장과 문진호 익산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가 깜짝 방문했다.

 

이번 방문은 익산문화예술계의 현실을 파악하기 위해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봐야 한다는 본보 기자의 권고를 정헌율 시장이 받아들임으로써 성사됐고 익산문화관광재단의 새로이 취임한 문진호 대표이사가 자리를 같이 함으로써 그 의미가 더 컸다.

 

▲ 정헌율 시장과 문진호 대표가 작품을 둘러보고 있다.  © 전북금강일보


특히 정 시장이 방문한 장소인 모던갤러리는 최근 지역 모 건설사가 아파트 건축을 위해 문화예술의 거리 내 건물을 매입해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곳으로 정확한 사태파악을 위한 경위를 듣고자 하는 의지가 담겨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날 익산시 두 문화수장이 방문한 모던갤러리에서는 지역 문화예술인의 그림 전시회가 열리고 있었고 정헌율 시장보다 먼저 도착한 문진호 대표이사가 작가의 설명을 들으며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꿋꿋이 본연의 역할을 다하고 있는 지역예술인들에 대한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잠시 후 도착한 정헌율 시장은 전시회를 열고 있는 작가를 통해 작품설명을 듣고 난 후 40여 분간 머무르며 대화를 나눴다.

 

정 시장은 먼저 익산문화예술의 거리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태에 대해 그동안 궁금했던 것을 묻는 것으로 시작해 문화예술계의 현실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들으며 깊은 대화를 나눔으로서 대화의 시간이 사뭇 진지한 분위기로 이어졌다.

 

지난 2015년부터 익산문화예술의 거리에서 갤러리 운영과 큐레이터로 활동하며 모던갤러리를 운영하고 있는 서양화가 김연우 관장은 “처음에 문화예술의 거리에 들어 왔을 땐 죽은 거리를 살릴 수도 있다는 설레임이 있었지만 지금은 아니다”며 “최근 모 건설사로 인해 갤러리를 옮기든 문을 닫을 처지인지라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할 뿐”이라고 말했다.

 

이에 정 시장은 “그렇지 않아도 직원들을 통해 관련 내용을 보고 받았다”며 “그동안 우리 익산시가 문화예술의 거리와 구도심의 활성화를 위해 쏟은 애정이 매우 크다라는 것을 그 업체도 알고 있을텐데 이러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 매우 유감스럽다. 이번 사태 해결을 위해 지역민들의 이야기를 더 들어가며 깊은 고민을 해보겠다“고 답변했다.

 

이어 김 관장은 “건물주가 5월까지 건물을 비워달라고 했다”면서 “11월까지 전시가 예약돼 있는데 이 일로 인해 고객과의 약속을 지킬 수 있을지 매일매일 걱정뿐”이라고 말했다.

 

정 시장은 “익산시의 입장도 건축 인허가 사항을 면밀히 검토해 예술의 거리에 위해되는 사항이 있으면 승인을 불허할 생각”이라며 “행정대응의 한계가 있겠지만 이야기를 들은 이상 관계부서 직원들에게 다시 한번 강력하게 이번 일에 대한 진행 사항을 체크할 수 있도록 지시해 놓겠다”고 답변했다.

 

김 관장은 “거리 조성을 위한 사업 초기에는 몇몇 뜻 있는 문화예술인들이 하나 둘씩 이 거리에 입주하기 시작했었다”며 “그때는 약 15곳 정도의 업체들이 들어와 나름대로 각자 본연의 활동을 하며 입주자들끼리도 서로 소통이 잘 돼 그나마 설레임이 가득했던 때가 있었다”고 말했다.

 

정 시장은  “2020년도에 공모사업 지원이 끊기면서 미처 자리를 잡지 못한 입주자들이 하나 둘씩 떠나기 시작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많이 안타까웠다”며 “다시 한번 관련 부서 직원들과 예술의 거리에 대한 상황을 체크 해 가며 대책을 강구 해 보겠다”고 답변했다.

 

문진호 대표이사는 “취임 후 업무 파악 중에 예술의 거리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며 “익산문화관광재단에서도 거리 활성화를 위한 의지를 가지고 익산시와 TF팀을 구성해 현실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대책을 마련할 수 있도록 직원들에게 지시해 확인 작업중에 있다”고 말했다.

 

익산문화예술인 관련 대화에서 김 관장은 “코로나도 코로나지만 현재 지역 문화예술인들이 처한 심각한 상황을 익산시나 관계부서에서는 관심이 없는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문화 관광사업을 통해 소상공인들을 비롯해 지역문화 예술인들을 참여시켜 소득증대를 위해 긴밀한 연계방안을 발굴해 노력해 나갈 계획”이라며 “오늘 이곳에 와보니 우리 익산시도 능력 있는 문화예술인들이 참으로 많구나라는 생각을 들어 마음이 뿌듯하다. 향후 지역 문화예술인들과의 소통의 장을 자주 마련해 같이 상생해 나갈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답변했다.

 

약 20분간 진행된 면담에서 김 관장은 “마지막으로 사람이 주체가 되는 문화컨텐츠 개발과 각 분야의 전문성 배양을 위한 체질개선을 통해 적합한 인력들을 적재적소에 투입해 문화예술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적극소통을 통해 시 행정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정 시장은 “익산시도 앞으로 문화예술에 대한 인식 전환을 위해 발로 뛰며 노력해 나가겠다”며 “익산시민 모두가 문화생활에 할애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아지게끔 오늘 이 자리가 그들과의 소통공간으로 자리 잡을 수 있는 시작점이 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해 나가겠다”고 답변했다.

 

  © 전북금강일보


익산시의 두 문화수장의 깜짝 방문으로 시작된 만남은 처음엔 사뭇 어색함이 감도는 분위기였으나 시간이 흐르며 진지한 대화가 오갈수록 조금씩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전환돼 마지막 자리에서는 손을 꼭 잡는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다.

 

어찌 보면 관심이라는 단어의 내면 속에는 소통을 이끌어 내어 긍정적인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무한한 힘이 내재돼 있듯 이번 정헌율 시장과 문진호 대표의 익산문화예술의 거리 깜짝 방문은 익산문화예술에 희망의 불꽃이 다시 피워지는 미래를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

 

또한 코로나19로 대면 간담회가 어려워진 것을 대신해 정 시장이 지난 7일 마무리한 일일 읍면동장으로 주민들의 민원을 직접 듣고 함께 고민하며 해법을 마련하면서 공감대를 형성하려 노력하고 있는 연장선에서 만들어진 자리였기에 그 의미가 더욱 크다.

 

익산시와 문화예술분야를 이끌어가는 두 수장이 민생 현장 속에 뛰어들어 그 해법을 찾으려 골목골목을 누비고 시민들을 만나 애로사항을 들으며 불편 사항을 해소하기 위해 힘쓰고 있는 모습 뒤엔 시민들과의 약속을 최우선의 과제로 삼겠다는 의지가 담겨있어 그 의미가 더욱 컸다.

 

적극 행정을 넘어 지속 가능한 소통을 통해 ‘현장에 답이 있다’라는 정헌율 시장의 행보가 향후 익산시 문화예술계에 따스한 훈풍으로 다시 불어오는 마중물이 되길 바라본다.

 /이증효 기자 event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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