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숨은 보석·작품 발굴 전파… 문화예술 인식 전환을 위해 노력”

익산문화예술의거리를 지키는 모던갤러리 김연우 대표를 만나다

이증효 기자 | 기사입력 2021/02/22 [19:42]

[기획] “숨은 보석·작품 발굴 전파… 문화예술 인식 전환을 위해 노력”

익산문화예술의거리를 지키는 모던갤러리 김연우 대표를 만나다

이증효 기자 | 입력 : 2021/02/22 [19:42]

지역문화예술의 울타리에 혼을 불어 넣는 사람들

 

 

  © 전북금강일보

 

일제강점기 익산에 ‘작은 명동’으로 통했던 익산문화예술의거리. 지금도 어르신들은 이곳을 ‘영정통’이라 부른다. 

 

한때는 익산시의 중심상권으로 인산인해를 이뤘던 중앙동 일대는 2000년대 신도시 개발과 함께 상권이 조금씩 옮겨 가면서 슬럼화되는 구도심의 위기를 맞았지만 지난 2012년 전라북도가 지역주민들의 문화활동과 젊은이들의 놀이문화 수요에 부응한다는 목적으로 전주, 군산, 익산, 남원 등 4개 지자체를 선정해 ‘문화예술의 거리 조성사업’을 추진해 왔다.

 

그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금은 군산과 남원은 사업을 포기했고 전주와 익산은 그 명분을 이어가려 노력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 성과는 그리 녹록치가 않아 그 명분마저 찾기가 버겁다.

 

사업 초기 익산시는 영정통 거리에 각종 예술조형물과 벤치 등을 조성하고 도로를 정비했고 비어 있는 가게를 줄여보겠다며 임차사업자에게 월세를 지원하자 공방과 화실, 카페, 목공소 등 약 15군데 정도 문화예술인들이 입주해 거리가 살아나는 듯 했다.

 

하지만 단순, 획일화된 운영관리와 형식적이며 영속성이 없는 문화컨텐츠 부족으로 수많은 예산이 투입 됐지만 허름한 건물, 한산한 거리의 이미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거리의 목적과 다른 모습에 괴리감을 느낀 문화 예술인들이 하나둘씩 떠나고 최근엔 모 건설사가 주상복합 신축을 위해 문화예술의 거리에 있는 건물들을 매입한다는 소문이 돌면서 그나마 거리에 남아 명분을 유지하고 있는 문화예술인들은 갈 곳마저 걱정하고 있는 현실이다.

 

이에 본보는 익산문화예술의 거리에서 이러한 현실에서도 꿋꿋이 본연의 길을 가고 있는 문화예술인의 이야기를 통해 현주소를 되짚어 보고자 인터뷰를 진행했다.

 

지난 2015년부터 익산문화예술의 거리에서 갤러리 운영과 큐레이터로 활동하며 모던갤러리를 운영하고 있는 서양화가 김연우 대표이다.

 

작지만 아담하고 상호대로 모던한 실내분위기가 인상적인 갤러리를 방문했을땐 마침 지역 석공예 장인의 석조각 작품 개인전이 열리고 있었다. 다음은 김연우 대표와의 일문일답이다.

 

 

 

  ▲ 김연우 대표 © 전북금강일보



먼저 간략하게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저는 전북대 평생교육원, 중학교 방과 후, 지역아동센터, 익산교육청·전주교육청 연필인물화 동아리, 요양원 등에서 연필인물화, 미술치료를 지도해왔고 한국미술협회 정회원, 익산미술협회, 아트회, 환경미술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현재 익산문화예술의 거리에서 문화예술 각 분야에 숨어 있는 작가들을 발굴해 전시의 기회를 제공하고, 시민들에겐 예술적 시각을 넓힐 수 있는 다채로운 전시를 선보이는 등 모던갤러리의 역할을 하고자 카페 겸 갤러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어떤 경위로 익산문화예술의 거리에 자리잡고 활동하게 되셨는지요?

 

2015년에 익산문화예술의거리조성사업 공모에 화실, 공방 등 분야를 통해 입주작가로 <김연우 갤러리>라는 상호로 처음 발을 들여 놓았습니다. 

 

그때는 처음인지라 지금 생각해보면 죽은 도시를 살릴 수 있다는 설레임이 있었지만 개인적인 사정으로 잠시 거리를 떠났다가 2년 반 만에 갤러리 모던엔모던 큐레이터로 다시 돌아와 활동하다 현재 이 자리를 인수해 활동하고 있습니다.

 

 

 

 

익산시에서 애정을 가지고 거리를 살리려는 노력이 있었지만 현재는 그 기대에 못미치는 상황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거리에 계시면서 현재 문화예술의 거리에 모습을 어떻게 보고 계신지요?

 

  © 전북금강일보

 

거리 조성을 위한 사업 초기에는 몇몇 뜻 있는 문화예술인들이 하나둘씩 이 거리에 입주하기 시작해 약 15곳 정도의 업체들이 들어와 나름대로 본연의 활동을 하며 입주자들끼리도 서로 소통하며 그나마 설레임이 가득했던 때가 있어 좋았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2020년도에 공모사업 지원이 끊기면서 미처 자리를 잡지 못한 입주자들이 하나둘씩 떠나기 시작하고 현재는 6~7업체만 남아 그 명분을 이어가려 노력하고 있지만 그리 녹록하지는 않은 형편입니다.

 

 

 

 

최근에 모 건설업체가 주상복합건물 신축을 위해 문화예술의 거리에 있는 건물들을 매입한다는 이야기가 있어 취재하다 모던갤러리 건물도 그 대상에 들어간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듣기로는 건물주가 5월까지 건물을 비워달라고 했다고 하는데 현재 상황과 그러한 사실에 대한 생각을 말씀해 주실수 있나요?

 

한마디로 황당했죠. 가뜩이나 코로나로 인해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소신을 가지고 견디고 있는데 느닷없는 통보에 많이 당황했습니다.

 

그리고 어디로 가야 하나 많은 걱정만 앞서고 있구요. 

 

지역에서 이름있는 업체에서 이 거리가 어떤 거리인지 모를리 없었을 테고 하물며 그러한 부분에 대해서는 거리의 특성과 현황에 대해 정확히 인지하고 익산시와 지역주민들과의 충분한 소통과 사전교감을 통해 준비를 했어야 하는데 그러한 과정 없이 일방적으로 사업을 추진한다는것에 대해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더군요.

 

 

 

 

지역문화예술인들에겐 충격이 만만치 않을 듯 합니다. 현재 이곳에 계신 대표님은 이 거리에 대한 작은 바람과 생각이 있으시다면 무엇일까요?

 

어찌보면 슬픈 이야기지만 예술의 거리는 끝나지 않았나 하는 생각만 듭니다.

 

익산시와 문화관광재단에서 그동안 문화예술의 거리에 수많은 예산을 투자하고 공들여 가며 조성해 왔지만 하나둘씩 입주자들이 떠나 지금은 70% 정도가 이 거리를 떠난 상태이고, 그나마 남은 사람들도 울며 겨자 먹기로 버티고 있는 중 입니다. 

 

문제는 사업주체가 이 거리의 특성과 현황에 대해 정확히 인지하지 못하고 주먹구구식으로 사업을 추진해 왔고 지금까지 단 한번도 입주업체들과 거리활성화를 위한 소통과 플랜 제시도 없이 그저 일방통행식 업무처리에만 급급해 단발성 보이기식 행사로 본연의 목적인 활성화와 연속성이 없는 거리로 전락하는 결과를 만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면 지역의 문화예술인으로서 바라는점이 있다면? 

 

코로나도 코로나지만 현재 지역 문화예술인들이 처한 심각한 상황을 익산시나 관계부서에서는 관심이 없는 것 같습니다. 

 

바람이 있다면 사람이 주체가 되는 문화컨텐츠 개발과 각 분야의 전문성 배양을 위한 체질개선을 통해 적합한 인력들을 적재적소에 투입해 문화예술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적극소통을 통해 시 행정에 반영될 수 있도록 방향이 정해져야 우리 후세들에게 희망의 싹을 틔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마지막으로 향후 계획이 있으시다면?

 

  © 전북금강일보

 

지금 보시다시피 저희 갤러리에서 지역 석조각가의 개인전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 분도 어찌보면 충분한 능력과 자질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말 없이 지내오신 것을 제가 수차례 찾아뵙고 부탁을 해서 뜻깊은 개인전을 열게 됐고 현재는 그 분의 작품의 작품을 매입하시겠다는 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이렇듯 힘은 들겠지만 계속 귀한 분들을 찾아다니며 숨은 보석들과 작품을 세상에 알리는게 제 본분임을 알고 계속 걸어갈 생각입니다.

 

익산만의 갤러리가 무엇인지 문화예술에 대한 인식 전환을 위해 발로 뛰며 노력해나갈 계획입니다.

 

앞으로도 시민 모두가 문화생활에 할애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과 이 자리가 그들과의 소통공간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며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는 날을 위해 더욱 노력해 가겠습니다.

 

 

 

 

인터뷰를 마치고 돌아서는 갤러리 내부에는 지역 석공예 장인의 작품들이 세상에 얼굴을 내민 기쁨에 환한 조명을 받으며 웃고 있다.

 

어찌보면 관심이라는 단어의 내면 속에는 소통을 이끌어 내어 긍정적인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무한한 힘이 내재돼 있는 듯 하다.

 

추억이 있는 공간, 문턱이 낮은 갤러리를 만드는 것이 바람이라며 인터뷰 내내 미소를 잃지 않던 김연우 대표의 미소에서 조금이나마 익산문화예술에 희망의 불꽃이 다시 피워지는 미래를 바라본다. 

/이증효 기자 event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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