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욕장發’ 코로나19 확산 우려

나연식 기자 | 기사입력 2020/07/08 [20:48]

‘해수욕장發’ 코로나19 확산 우려

나연식 기자 | 입력 : 2020/07/08 [20:48]

도내 해수욕장 속속 개장… 마스크 미착용자 속출 등 방역 헛점 드러나
피서객 계도 관리요원 턱없이 부족… “해수욕장 운영 중단해야”목소리도

 

지난 4일 군산 선유도 해수욕장을 시작으로 도내 해수욕장이 개장에 들어간 가운데 마스크 착용 등 코로나19 예방수칙이 전혀 지켜지지 않고 있어 코로나19가 대규모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의 소리가 나오고 있다.

 

여름 휴가철이 다가오면서 도내를 비롯한 전국의 해수욕장이 하나 둘씩 개장을 하고 있다.

 

올해는 코로나19가 발병, 확산되면서 여행객들이 국내 여행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이에 따라 군산 선유도 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만 1만여 명에 달할 정도다.

 

게다가 올해는 지난해보다 폭염일수가 더 길어 해수욕장을 찾는 피서객들이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그러나 해수욕장이 코로나19에 대해 철저한 대비도 안된 상태에서 개장부터 하다보니 방역에 헛점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그렇다고 개인 방역 수칙을 지키지 않는 피서객들에 대해 지자체에서 강제할 수단도 없는 상태다.

 

실제로 군산 선유도 해수욕장의 경우만 해도 거리 두기가 무색할 정도로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2m 간격으로 설치된 텐트들 사이에 또 다른 텐트가 들어서면서 거리가 더욱 좁혀졌다.

 

개수대나 화장실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 사람들도 곳곳에 눈에 띄었다. 그러나 이를 적극적으로 제지하는 관리 요원은 찾아보기 힘들 정도였다.

 

군산시 역시 이 같은 문제점에 대해 인식은 하고 있지만 대책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시 관계자는 “발열 검사 등 나름의 준비를 했는데 부족했던 것 같다”며 “관리 요원을 늘려 방역 수칙을 지키지 않는 피서객들을 적극적으로 계도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해수욕장의 면적이 한정돼 있어 밀집도를 줄이려면 입장 인원을 통제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거리 두기 역시 안전요원을 더 확대 배치해야 하나 입장객들에게 미리 예약을 받는 사전 예약제는 전남지역 14개 해수욕장을 제외한 전국 해수욕장들에서는 시행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지자체들은 사전 예약제 준비에 시간이 촉박했다고 전하고 있다.

 

이 때문에 신천지, 방문판매에 이어 해수욕장발 코로나가 확산되는 게 아니냐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만일 해수욕장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나오는 경우에는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확대될 수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히 요구되고 있다.

 

일각에선 “코로나19에 대비해 거리두기 등을 위해 안전요원 등 관리 요원을 확대 배치해야 하겠지만, 관련 예산 및 인원 확대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현 상황에서 코로나 예방 확산을 방지하지 위해서는 지금이라도 해수욕장 운영을 중단하고 출입을 통제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도내 한 지자체 관계자는 “예산과 인력이 필요한데 애초 해양수산부는 이러한 대비책 없이 예약제를 권고해 시행하기 어려웠다”며 “설령 예약제를 시행했다 하더라도 홍보가 덜 돼 예약 없이 해수욕장을 찾아 입장하겠다며 민원을 제기한다면 대응하기 곤란할 거라는 우려도 컸다”고 설명했다.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 역시 관리 요원들이 마스크를 직접 지급하기까지 했지만, 외국인들은 이를 무시하고 주머니나 가방에 넣기도 했다.

 

보령 대천 해수욕장도 발열 검사 후 손목밴드를 나눠줬지만 개장 전에 입장한 피서객들은 발열 검사가 이뤄지지 않았고, 화장실이나 샤워실 등 공중구역에서 줄서기 간격이 제대로 유지되지 않았다.

 

해수욕장을 찾은 B씨는 “해수욕장을 개장하지 않더라도 사람들이 찾아올 테니 차라리 개장하는 게 낫다고 생각했지만, 관리가 전혀 안되는 것 같다”며 “해수욕장에서 옮은 사람들이 지역 곳곳에서 전파자가 될 수 있는 만큼 자신도 주의하고 지자체도 통제를 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군산에 있는 미군 부대 소속 20대 장병 A씨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미국 국적인 A씨는 군산에 주둔 중인 미군 부대원 가운데 두 번째, 전북에서는 33번째 코로나19 확진자다.

 

그는 지난 6일 델타항공 편으로 인천공항으로 입국해 부대 차량으로 군산 근무지에 도착했다. 이후 즉시 검체를 채취한 후 경기 평택 미군시설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 A씨는 이날 오전 10시께 코로나19 확진을 받고, 경기 오산비행장 환자 격리소로 이송됐다.

 

전북도 보건당국은 질병관리본부에 이를 보고하는 한편 인천공항 검역소에 A씨가 탑승한 항공기와 공항 내 접촉자 파악을 요청했다.
/나연식 기자 meg7542@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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