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저는 보잘 것 없는 문화농부입니다”

이증효 기자 | 기사입력 2020/07/06 [20:57]
익산 전통문화예술의 순애보, 국악예술원 소리뫼 김민수 단장을 만나다

[기획] “저는 보잘 것 없는 문화농부입니다”

익산 전통문화예술의 순애보, 국악예술원 소리뫼 김민수 단장을 만나다

이증효 기자 | 입력 : 2020/07/06 [20:57]

 

 

 김민수 단장.          © 전북금강일보

익산시 어양동 어느 길모퉁이를 돌아 허름한 건물 지하에서 흘러나오는 굵은 선율이 각박한 도심의 숨소리를 누르는 듯 정갈한 여유가 돼 가슴에 베어온다.


소리를 따라 내려가 보니 하얀 저고리를 고이 여민 이가 의자에 앉아 인기척은 나몰라라 온통 대금연주에 푹 빠져 있다.

 

스스로 문화농부라 칭하며 “예술꾼의 길을 걸어온 지 어언 40여 년이 됐다”며 헛헛한 웃음을 짓는 그는 익산의 전통문화예술 분야에서 한 획을 긋고 있는 국악예술원 소리뫼를 이끌어 가고 있는 김민수 단장이다.
 
소리뫼는 전라북도에 지난 2011년 비영리 민간단체로 법인을 설립해 2013년에는 사단법인 국악예술원 소리뫼로 승격지정됐고, 2019년 전라북도가 인증하는 전문예술법인으로 지정된 예술단체이다.

 

소리뫼를 이끌고 있는 김민수 단장의 가족은 모두 국악인으로 소문이 자자하다.

 

아내와 세 명의 딸이 전부 국악을 하는 전국에도 보기 힘든 국악가족으로 아내는 한국무용과 남도민요를, 큰딸 김아라씨는 타악 전공으로 전북대 한국음악과를 졸업해 현재 여수시립국악단 상임단원으로 근무 중이며, 둘째 딸 김희라씨는 전북대 한국음악과에서 거문고를 전공하고 예술강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막내 김유라씨는 왕기석 명창에게 판소리 사사 중이며 서울 국립 전통예술고등학교에 재학 중이다.

 

이들 가족은 단독으로 발표 공연을 3회 실시했으며 다수의 방송도 출연했으며 KBS 국악방송, KBS 굿모닝 대한민국, SBS 내 마음의 해바라기, JTV의 전북인 이야기에 소개 되는 등 8차례 방송 소개와 언론의 조명으로 지역사회에서 주목 받고 있는 국악가족의 단체다.

 

또한 익산 기네스와 명물 찾기에 선정된 가족의 단체로서 자긍심을 가지고 있으며 가족이 타악, 판소리, 무용, 민요, 거문고 등 다양한 장르를 구사해 가족 자체만으로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구성할 수 있는 단체로 전통문화 예술의 계보를 이어가고 있다.

 

김민수 단장은 국악뿐만이 아니고 작가이기도 하다. 한마디로 만능 엔터테이너에 잡학 다식한 재능꾼이란 이야기다.

 

벌써 시집 3권과 수필집 1권, 자료집 1권 등을 집필했으며 그가 요즘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SNS에 올라오는 포스팅을 보더라도 일반인의 필력이 아니란 걸 그의 글냄새만 맡아 보아도 금방 알 수가 있다. 요즘 들어 그가 SNS를 통해 올렸던 민수생각이라는 글들을 정리해 5년 만에 또 다른 수필집을 내려고 준비 중이다.

 

다음은 김민수 단장과의 일문일답.

 

요즘 코로나로 인해 문화예술계쪽에서는 잡혔던 행사들마저도 취소되는 일들이 많아 거의 초토화 상태라는데 어떻게 지내십니까?


누구든 같은 심정이겠지만 코로나로 인해 삶이 엉망입니다. 사는 게 사는 게 아니란 이야기이겠죠. 예년 같으면 지난 4월부터 저마다 타고난 소질에 입각해 눈코뜰새 없이 바빴을텐데 우리같이 예술로 먹고사는 사람들도 준비하고 시작해 움직일 때인데도 죄지은 듯 움츠리고 있어야 하니 몸과 마음이 병이 날 지경입니다.

 

한마디로 뜬금없는 코로나로 인해 꼼짝달싹도 못하는 세상이 돼 마스크에 의지하고 사람을 멀리하라는 지령으로 경제는 얼음장이 되고 사회는 헝크러진 인생들로 인해 거짓말 조금 보태면 6.25때 난리는 난리도 아닌 게지요.

 

익산시민들에게 조그마한 위안과 웃음을 선사하려 시도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주위 평점을 들어보면 나쁘지만은 않은 듯 합니다. 이런 소리뫼를 창단하신 이유가 있다면 간략하게 말씀해 주시죠?


저희 사단법인 국악예술원 소리뫼는 ‘생활 속의 전통, 즐거운 예술’이라는 기본정신으로 한국 전통 문화예술을 계승 보존하고 현대적 감각에 따라 새로운 창작적 마인드로 전통국악, 마당창작 등을 진행하며 전통예술문화의 계보를 이어 가자는 뜻으로 창단하게 됐습니다.

 

소리뫼가 지향하는 방향은 무엇인가요?


사는 게 즐거우면 인생이 행복하듯 우리 익산을 비롯해 전라북도 아니 전국적으로 순수하게 우리가 머리를 모아 문화공연 예술을 기획하고 그 속에서 출연자와 관람객이 함께하는 소통의 자리를 통해 문화예술에 이바지하고자 노력하는 단체를 만들어 가고 싶습니다.

 

아울러 관객들의 눈높이에 맞는 공연을 개발하고 예술인들의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신선한 레파토리를 모토로 하는 많은 공연으로 사회적 가치와 공익성이 어울림 속에서 꽃 피워져 문화의 다양성을 위한 자리매김의 기회를 만들고자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 팩트입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전문예술인의 수익창출과 문화적 소외계층 이웃을 위한 예술 서비스 사업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활동내역을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보잘 것 없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니 그래도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며 많이 뛰어 다닌 것 같습니다. 우선 국내 공연의 활동으로는 전통 국악의 계승 및 보존을 위한 전통 공연은 물론 마당 연희창극, 마당놀이, 퓨전 콜라보 콘서트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기획하고 진행했습니다.


우선 국비 지원사업으로 한국예술위원회의 소외계층 신나는 예술여행을 3년째 진행 중이며 문화가 있는 날 사업단의 직장문화배달 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전라북도 차원에서 진행하고 있는 지원사업으로 전문단체 지원사업, 거리극 축제 노상놀이 등 4개 사업을 진행하고 있고 익산시의 지원사업은 추석맞이 국악공연, 각설이뎐 등 2개 사업을 추진하는 등 1년에 10여 개의 지원 사업을 실행 할 정도로 많은 일정들을 소화해 나가며 지내왔습니다.


특히 추석명절에 추석맞이 국악공연, 마당극 각설이뎐, 국악콜라보 공연, 마당놀이, 퓨전 해학극, 전통 국악 공연을과 가족 발표공연등 기존의 식상한 기획 보다는 획기적이고 신선한 기획공연으로 시민들에게 생활 속에 다가가려 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요.


더 의미 있는 것은 국내뿐만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전통문화예술을 세계에 알리고 싶다는 생각에 지난 2013년 1월에는 태국 수린에서 열린 제8회 국제 민속 페스티벌 나콘파톰시의 국제 민속 페스티벌 행사에 초청 받아 참가했고 이듬해인 2014년 1월 14일부터 12일 동안 태국 ‘수린 국제 민속축제’에 초청돼 수린 라차밧 국립대학교 축제장 및 사라부리시에서 20개국 나라의 전통 페스티벌에 우리나라를 대표해서 참가했으며 2019년에는 태국 방콕에서 열린 국제 민속 페스티벌에 참가해 나름대로 국위선양에 이바지하고 있다고 생각은 하고 있습니다.

 

 

 

 

소리뫼가 추구해 나가고자 하는 향후 계획들이 있을 것 같은데 간략하게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저희 소리뫼는 비영리단체, 사단법인, 전문예술법인, 지정기부금 단체들 중 단체 활동에 갖춰야 할 요건 등을 모두 총족시킨 단체로 자리매김 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을 해와 지금과 같은 많은 양의 보조금 지원 사업을 수행할 역량을 갖췄다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조금 더 욕심을 부린다면 기존의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공고히 하고 더욱 다양한 행사를 기획해 익산의 역사문화를 한눈에 읽을 수 있는 대형 마당 음악극 프로젝트를 구상 중인데 이러한 공연을 통해 익산의 미륵사지와 왕궁의 이야기 등을 다뤄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미 3번이나 태국 국제 페스티벌 등을 참가했던 경험을 토대로 세계 20여 개국 나라 예술단과 교류를 한 바 있어 우리 익산에서 이번에는 그들을 초청해 국제 교류 공연을 열어보고 싶은 생각도 있습니다.


이런 생각은 제가 외국에 나가 그들과 교류하면서 이미 우리나라에 참가하고 싶다는 다른 나라 예술단체도 있기에 가졌던 생각이고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개최되는 국제적인 행사에 참가해 우리나라를 알리고 꾸준히 그들과 소통하다 보면 그런 일들을 충분히 소화해 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익산시민이나 같은 문화예술의 길을 걷고 계신 분들에게 하실 말씀은?


얼마 전 코로나 시국에 용감하게 행사를 치러 낸 것에 대해 ‘모처럼 오랜만에 좋은 공연을 봤다’라며 칭찬들을 해 주셨지만 지금에 와서 생각해봐도 내 스스로가 양에 차지 않아 마음이 편치가 않습니다.


물론 그동안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남들이 배고프다하는 문화예술이라는 직업 아닌 직업의 길을 걸어오며 관객이 즐거우면 나도 즐겁고 행복하다는 진리를 터득해 왔기에 보여줄 것도 없으면서 자존심만 하늘인양 사는 저이지만 인생사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기에 항상 초심의 마음으로 노력하며 지내려 합니다.


저에게는 항상 노심초사 보잘 것 없는 저의 옆에서 건강과 안녕을 바라는 사랑하는 아내와 딸 셋이 있기에 각자 제 할 일하며 잘 지내주며 서로가 서로에게 손에 손이 되고 마음이 되어주기에 이보다 더 제 인생에 큰 선물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비롯 코로나로 인해 우리 모두 마음 버거운 일상에서 허덕거리고 있지만 그래도 내일이라는 희망이 있기에 견딜 수 있다는 것을 알기에 조금 더 힘들 내시고 어쩌면 이런 일들이 소중한 가족을 다시 되돌아볼 수 있는 소중한 선물이라고 생각하며 지내다 보면 반드시 좋은 날이 올 것이라 생각합니다.

 

우리 모두 조금 더 힘들 냅시다.
 /이증효 기자 event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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