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집단 발병 장점마을, 감사원 ‘늑장감사’에 뿔났다

나연식 기자 | 기사입력 2020/05/21 [20:32]
“감사 청구한 지 1년 넘어”… 공익감사 결과 발표 촉구

암 집단 발병 장점마을, 감사원 ‘늑장감사’에 뿔났다

“감사 청구한 지 1년 넘어”… 공익감사 결과 발표 촉구

나연식 기자 | 입력 : 2020/05/21 [20:32]

 익산 장점마을 주민들과 시민사회단체들이 1년 이상 끌어온 감사원의 늑장감사에 대해 강력 규탄하고 나선 가운데 감사원이 향후 발표할 감사결과에 따라 파장이 확산될 전망이다.


21일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감사를 청구한 지 1년이 넘었음에도 불구하고 감사원은 애매한 이유를 내세워 지금껏 감사를 끝내지 않고 있다”며 “감사원은 장점마을의 암 집단 발병에 대한 감사를 이른 시일 내에 마무리하고 그 결과를 발표할 것”을 강력 촉구했다.


이어 “환경부 역학조사와 사법기관의 조사로 (전북도와 익산시) 관리·감독 부실과 불법행위가 드러났는데도 감사가 장기화하는 이유를 알 수가 없다”며 “감사원의 늑장 행위로 암 투병 중인 주민들은 속이 타들어 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진실 규명을 바라는 익산시민의 실망도 무척 크다”고 지적했다.


또 “감사원은 장점마을 주민의 고통을 조금이나마 헤아린다면 서둘러 감사를 마무리하고 책임 소재를 명백히 밝혀야 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장점마을에서는 지난 2001년 인근에 비료공장이 설립된 이후 주민 99명 중 22명이 암이 발병했다.


이중 주민 14명이 암으로 인해 사망하면서 이에 대한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확대됐었다.


이에 장점마을 주민들이 지난 2017년 4월 인근 비료공장인 (유)금강농산과 관련해 건강영향조사를 청원하고 같은해 7월 환경보건위원회에서 청원을 수용하면서 본격적인 조사가 시작됐다.


주민 99명 중 22명(국립 암센타 등록기준)에게 암이 발병한 장점마을에 대한 조사결과, 마을 인근 비료공장의 불법적 유해물질 배출이 원인으로 밝혀졌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유)금강농산에서 비료관리법에 의해 퇴비로만 사용해야 할 연초박(담뱃잎찌꺼기)을 불법적으로 유기질 비료 생산 공정인 건조 공정에 사용했음을 확인했다.


이를 토대로 연구진은 지역에 대한 환경오염노출평가와 주민건강영향평가 결과를 종합 분석해 비료공장 배출 유해물질과 주민들의 암 발생 간에 역학적 관련성이 있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특히 연구진은 (유)금강농산이 퇴비로 사용해야 할 연초박을 불법으로 유기질 비료 원료(건조 공정)로 사용했고, 건조 과정 중 배출되는 담배특이니트로사민과 다환방향족탄화수소가 대기 중으로 비산돼 장점마을 주민들의 건강에 영향을 준 것으로 판단했다.


따라서 익산 장점마을 주민과 17개 시민사회단체는 이 같은 분석결과를 토대로 장점마을 암 집단 발병 사건에 대해 공익 감사를 청구했으나 감사원은 아직까지 이렇다할 결과를 내놓지 않고 있는 상태다.


주민들은 당시 비료공장 설립의 인·허가권과 관리·감독권을 가진 전북도와 익산시가 그 책임을 다했는지 밝혀 달라고 요구했고, 감사원은 곧바로 감사에 착수했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감사원의 감사결과 발표가 지연되면서 그 배경에 궁금증을 낳고 있다.


한 시민은 “감사대상과 사안에 따라 감사기간에 다소 차이는 있겠지만 도내 전역이 떠들썩했을 정도로 중대안 사안인데다 정부가 잘못을 인정하고, 첫 공식사과까지 할 정도의 사안을 감사원이 늑장발표하는 이유에 대해 도무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다른 시민은 “감사원이 익산 장점마을에 대해 감사에 착수한 지 1년이나 경과됐음에도 발표를 미루는 그 저의가 의심스럽다”면서 “장점마을에 대한 감사결과를 하루빨리 발표해 책임소재를 분명히 가려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혔다. /나연식 기자 meg7542@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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