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그리운 아버지에 대한 옛 추억이야기를 담다

나연식 기자 | 기사입력 2019/12/05 [22:03]
아버지의 뒷모습 이준구 작가

[인터뷰] 그리운 아버지에 대한 옛 추억이야기를 담다

아버지의 뒷모습 이준구 작가

나연식 기자 | 입력 : 2019/12/05 [22:03]

▲     © 전북금강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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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의 앞날을 위해 말없이 묵묵히 헌신해온 아버지. 그 옛날 어린 시절 바라봤던 아버지의 뒷모습은 언제나 늠름하고 당당했다.
세월이 흘러 어른이 되고 보니 조금이나마 아버지가 외롭고 힘든 길을 왜 홀로 걸어왔는지 어렴풋이 알 것 같다는 기분이 든다.
‘아버지의 뒷모습’을 집필한 이준구 작가는 이른 새벽이면 언제나 떠오르는 말이 있다.
“국록을 먹는 사람은 국사에 전념해야 한다.”
이 말은 이 작가의 아버지가 살아생전에 남기셨던 마지막 말이었다.
온화한 아버지의 미소를 머금고 있는 진솔한 삶의 여정을 담은 수필작, ‘아버지의 뒷모습’을 집필한 이준구 작가를 만나본다.
/편집자 주

 

 

 ● 작가는 고뇌를 먹고 산다고 했는데 작가의 길을 선택한 특별한 이유는?

저는 원래 어린 시절부터 글을 썼어요. 학교 다닐 때부터 노트로 충당했죠.
원래 서울에 있는 동국대학교 국문학과를 가고 싶었는데 그 당시 누이들의 결혼으로 대학 진학이 어려웠어요.
그러다 나중에 전북대학교 사회복지학을 전공했어요. 그리고 금융계에서 2년 정도 근무를 했어요. 이후 공무원을 10년 정도 한 것 같아요.
그러다 법률사무소에서 한 6년 근무하고, 다시 예전 금융기관에서 8년 근무를 했어요.
금융기관에서 퇴직한 후에는 법률사무소에서도 10년 정도 일하다 전주기전대학교에서 사무처장으로 자리를 옮겨 54세의 나이로 조기퇴직을 했어요. 이제는 여유도 좀 있고 해서 어릴 때의 꿈을 위해 글을 쓰기 시작했어요.
2017년 대한문학 봄호 신인상으로 등단했어요. 원래는 소설을 쓰려고 했는데 문학의 프레임을 몰라 수필 수업을 받게 됐어요.
지난해 심근경색으로 죽을 고비를 맞고 올해는 눈과 귀에서 피가 나올 정도의 아픔을 겪었어요.
책을 집필하는 과정에서 건강이 악화돼 유언을 남기기도 했어요.
책을 집필해 막상 출판을 하고 나니 여러 사람의 격려로 오히려 건강이 좋아지는 계기가 됐어요.

 

 

● 아버지의 뒷모습은 어떤 작품인가?

‘아버지의 뒷모습’은 작가로서의 연민과 고뇌, 그리고 말없이 묵묵히 홀로 걸어가셨던 그리운 아버지에 대한 옛 추억을 담았어요.
책은 △1부 아버지의 뒷모습 △2부 연꽃처럼 △3부 지게 철학 △4부 세 권의 책 △5부 개미와 메뚜기 △6부 아름다운 길 등 총 6부작으로 구성됐어요. 이 책에는 총 67편의 수필작이 수록돼 있는데 매 한편마다 아버지에 대한 기억들을 고스란히 담아 냈어요.

 

 

● 작가님에게 있어 어릴 때 아버지의 모습은?

아버지는 항상 말이 별로 없으셨어요. 아버지는 임경업 장군 등을 비롯해 역사적인 인물들을 들려주시면서 애국심을 많이 고취시켜 주셨어요.
아버지는 저한테 “국록을 먹으니깐 나라의 일에 충실하라”는 말을 하셨는데 그 말이 아버지의 유언이 됐죠.
아버지는 저에게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본인이 가야 할 길을 제시해 줬어요.
예전에는 술과 담배처럼 소금도 전매사업이었는데 아버지가 일본인 지주 회사에서 일하시면서 받은 일 삯으로 소금공장을 매입했어요. 그 당시 소금은 술보다 비싼 시절이었다고 그래요.
소금을 생산하면 50% 이상을 가져갔을 정도라고 했으니깐요. 아버지의 소금은 바닷물을 끓여 만드는 방식으로 소금을 생산했는데 도박으로 넘어간 걸 모르고 염전을 매입해 원래 주인이 밀린 세금을 아버지가 변제를 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아버지가 많은 말을 하지 않았나 싶기도 해요.
어린 시절 시사적인 것을 아버지가 들려주셨는데 주로 국가 없는 서러움에 대해 많이 들려주셨던 기억이 나요.
일제의 수탈 당시 아버지의 형제들이 징용으로 한 분은 홋카이도로, 또다른 한 분은 군함도로 끌려가셨다고 해요.

 

 

●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이 있다면?

여러 작품이 있겠지만 제 책에서는 ‘새벽 길’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또한 샤를르 달레가 집필한 ‘조선교회사서론’을 대학시설 과제로 하면서 접했어요.
이 책에는 한국의 경제, 문화, 정치 등을 총망라한 점이 참으로 대단한 것 같아요.
책에는 1593~1871년까지 조선의 모든 일이 수록돼 있어요.

 

 

●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작품이 있다면?

단편소설을 거쳐 역사적인 내용을 담은 장편 대하소설까지 도전해보고 싶어요.
작품의 모티브는 조선 건국 초기인 이성계를 다루고 싶어요. 이성계의 위화도 회군을 보면 명분론과 현실론이 나오는데 현실적인 부문이 앞선다고 볼 수 있어요.
이성계가 위화도 회군을 결정했던 시기는 우기가 잦은 8월이었다고 해요.
고려말 요동과의 전쟁은 나가면 다 죽을 수밖에 없는 전쟁이었죠.
지금 생각해보면 우기에 회군한 것은 이성계가 국민을 사랑하는 애민 정신이라고 봐요.
박지원의 열하일기만 봐도 400년 후에도 북경까지 건너다 죽은 사람들이 많았을 정도라고 하니깐요.

 

 

● 후배 작가들에게 가장 남기고 싶은 말은?

그간 작품 활동을 하면서 가장 진솔하게 글을 쓰는 것이 독자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느꼈어요.
작가를 희망하거나 작가의 길을 가고 있다면 습작을 많이 해봐야 해요.
좋은 작품이 나오기 위해서는 많이 써보는 것이 작가의 길을 갈 수 있는 모티브가 될 것으로 생각돼요.
한편 이준구 작가의 가슴 따뜻한 진솔한 이야기를 담은 ‘아버지의 뒷모습’은 매주 월요일 본보 ‘월요수필’에서 만나볼 수 있다.
 /나연식 기자 meg7542@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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