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유산 인근서 멸종위기 ‘반달곰’ 서식

나연식 기자 | 기사입력 2019/12/04 [21:00]

덕유산 인근서 멸종위기 ‘반달곰’ 서식

나연식 기자 | 입력 : 2019/12/04 [21:00]

삼봉산 일대 무인카메라에 찍혀… 아성체 추정
환경부, 개체 확인 위한 추가 관측 등 진행 예정

 

무주 덕유산 인근 삼봉산에서 멸종위기 야생생물 I급인 반달가슴곰 한 마리가 살고 있는 사실이 최근 확인돼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4일 환경부와 국립공원공단에 따르면 시민단체인 반달곰친구들은 지리산 외 지역 반달가슴곰 서식 관찰(모니터링) 과정 중에 지난 9월 2일 경에 반달가슴곰 1마리가 삼봉산 일대의 한 무인카메라에 촬영된 모습을 11월 중순 확인했다.

 

영상에 찍힌 반달가슴곰의 모습을 살펴본 결과 귀발신기를 착용한 흔적이 없어 자연에서 태어난, 3~4살 새끼와 성체의 중간인 아성체로 추정된다.

 

앞서 지난 6월 장수군에서 발견된 반달가슴곰(유전자 분석 결과 RM-02와 KF-27의 수컷 새끼(2012년생 또는 2014년생으로 확인)과는 다른 개체다.

 

환경부는 이번에 발견된 반달가슴곰의 성별, 부모 개체 등을 확인하기 위해 국립공원생물종보전원과 함께 덕유산과 삼봉산 일대를 조사했다.

 

국립공원생물종보전원은 지난달부터 2차례에 걸쳐 덕유산과 삼봉산 일대에 대한 기초 현장 조사를 실시했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반달가슴곰의 동면시기인 이달 말 이전에 유전자 표본을 채취할 수 있도록 생포덫(트랩)과 모근채취덫(헤어트랩)을 설치하고 무인카메라도 운영할 예정이다.

 

환경부는 덕유산 인근 삼봉산에서 반달가슴곰이 살고 있는 사실이 확인됨에 따라 반달가슴곰이 지리산 권역을 벗어나 백두대간을 따라 확산·복원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내다봤다.

 

무주 덕유산과 경북 김천 수도산 사이에 위치한 삼봉산은 등산로 등 인위적인 간섭이 적고, 반달가슴곰의 먹이인 참나무류, 단풍취 등이 풍부한 지역이다.

 

반달가슴곰이 발견된 삼봉산 지점은 수도산-가야산에서 활동하는 반달가슴곰 케이엠(KM 한국, 수컷 )-53의 활동 경계와 약 10km 정도 떨어진 곳이다.

 

케이엠(KM)-53의 수도산 이동과 함께 이번에 이 지역에서 새로운 개체가 발견된 것은 민주지산-덕유산-수도산-가야산으로 연결된 권역이 반달가슴곰의 서식에 적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아울러 새로운 개체의 발견은 이 지역에 반달가슴곰 개체군이 자연적으로 형성될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준다.

 

환경부는 기존 반달가슴곰 공존협의체 활동에 더해 덕유산, 삼봉산 일대 지역 주민과 탐방객의 안전을 비롯해 반달가슴곰의 적합한 서식 환경을 조성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국립공원공단, 거창군과 협력하여 이 지역에 대한 사냥도구(엽구) 제거, 곰 출현주의 현수막 부착, 탐방 안내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아울러 현재 진행 중인 반달가슴곰 복원 종합계획안(2021-2030) 마련 연구(2019년 12월~2020년 6월)를 통해 민주지산-덕유산-수도산-가야산 권역의 반달가슴곰 관리 계획도 추진할 예정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반달가슴곰이 백두대간을 따라 서식지를 확대하는 것은 한반도 생태계 연결의 청신호”라며 “반달가슴곰의 안전한 서식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과 탐방객의 안전을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나연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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