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기고] 응급환자의 차가워지는 손에 온정을 느끼게 하는 119구급대원이 되길

전북금강일보 | 기사입력 2019/11/20 [21:20]
강 민 희 군산소방서 지곡119안전센터 임용예정실습생

[독자기고] 응급환자의 차가워지는 손에 온정을 느끼게 하는 119구급대원이 되길

강 민 희 군산소방서 지곡119안전센터 임용예정실습생

전북금강일보 | 입력 : 2019/11/20 [21:20]

나는 소방관 시험을 보기 전 9년 동안 지역응급의료센터 간호사로 일했다.

 

간호대 학생 시절부터 이유 없이 응급실이 좋았고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실습 당시 나의 성향과 잘 맞았고 감사하게도 그토록 원하던 응급실로 첫 발령을 받았다.

 

응급실 간호업무는 보람되고 가슴을 뛰게 했다.

 

응급환자처치에 대해 더 깊이 배우고 싶어 응급전문간호사를 공부해볼까라는 생각이 들 때쯤 나의 시선은 병원에 매일 오는 119구급대에게 향했다.

 

몇 해 전 구급대가 저혈당 환자와 함께 걸어서 응급실에 온 적이 있다.

 

대개 저혈당 환자는 의식이 없기때문에 들것에 실려 오는데 이 환자는 의식이 명료한 상태로 걸어와 당시 응급실 간호사들이 깜짝 놀랐다.

 

구급대원이 포도당을 경구로 투약했다고 인계를 했다.

 

보통 병원에서는 포도당을 정맥주사로 주입하기 때문에 경구로 줄 생각은 한번도 해본 적 없는 간호사들에겐 정말 놀라운 일이었다.

 

그 이후 점점 구급대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119구급대원의 꿈을 키우게 되었다.

 

그리고 꿈은 이뤄져 나는 전북소방 구급대원 시험에 당당히 합격하여 현재는 지곡119 안전센터에서 실습 중에 있다.

 

구급 실습 첫째날 “지곡센터 구급출동, 구급출동”이라는 지령과 함께 빠르게 구급차에 몸을 실었다.
지령서에는 ‘고관절 통증, 거동 불가능’이라고 적혀 있었다.

 

현장도착 후 들것과 함께 환자의 집으로 들어갔다.

 

환자는 통증이 심해 누워 있었고 왼쪽 다리가 돌아가 있었다.

 

고관절 골절이 의심됐다. 같이 출동한 반장님은 신중하게 환자평가 후 그 상태로 이송하면 환자의 다리가 계속 움직이며 통증이 심할 것이라고 설명하며 부목을 대고 붕대를 감았다.

 

그때 환자가 나의 손을 잡았는데 환자의 고통이 나에게 그대로 전달되는 듯했다. 그때 나는 ‘환자들이 언제나 나를 믿고 손을 잡을 수 있도록 따뜻하고 능력 있는 소방관이 되어야겠다’라고 생각했다.

 

소방관이 되기 위한 면접 준비 당시 내가 준비했던 자기소개서의 마지막 문장 “가슴 따뜻한 구급대원으로 시민들에게 온정을 느끼게 하겠습니다”가 떠오른다.

 

첫 출동 그 환자가 나의 손을 꽉 잡았던 순간을 잊지 않고 앞으로도 따듯한 마음으로 온정을 내미는 소방관이 되길 다시 한번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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