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익산시가 해당업소로 발송한 행정처분 사전통지서.  © 전북금강일보

“마음먹고 신분증을 위조해 술을 먹는 미성년자들에게 저희 같은 업주들은 속수무책 당해야만 하나요?”

익산시 부송동에서 11년째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A씨의 하소연이다.

음식점을 운영하는 A씨는 미성년자에게 주류를 판매했다는 이유로 단속에 걸려 폐업까지 고민해야 할 처지에 놓여있다.

본보 기자는 A씨의 억울한 사연을 제보 받고 사실 확인에 들어갔다.

사건의 경위를 살펴보면 지난해 11월 저녁 10시경 A씨의 식당에 대학생으로 보이는 여성 손님 2명이 들어 왔다.

외모로 보아 성인으로 보였지만 식당 직원은 신분증 확인을 요구했고 손님들은 태블릿 PC와 휴대폰에 저장된 신분증을 제시했다.

하지만 두 여성 손님들의 신분증은 모두 위조신분증이었다

해당 음식점 직원은 바쁜 시간인지라 생년월일 확인과 얼굴 대조 후 주류를 제공했다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적발됐다.

해당 음식점 주인 A씨는 단속 이후 2번의 조사를 받았고 현재 익산시로부터 영업정지 행정처분 사전통지를 받고 억울함에 변호사를 선임해 시에 의견서를 제출했다.

‘해당 사건이 아직 진행 중이고 억울한 마음에 변호사를 선임해 대응 중이니 결과가 나올 때까지 행정처분을 유보해달라’는 게 A씨의 의견이다.

또한 기소유무를 결정하는 검찰 측 담당 검사가 지난 5일자 인사이동으로 인해 현재 해당 사건이 검찰에 계류 중이다.

주인 A씨는 “사실 지난해 9월 우리 직원이 신분증을 확인하지 않았던 건이 기소유예로 끝난 적이 있는데 의무를 다하지 않은 것에 대한 잘못을 인정한다”며 “하지만 이번 경우에는 너무나도 억울하다. 가뜩이나 힘든데 마음먹고 오는 미성년자들 때문에 왜 우리 소상공인들이 이런 피해를 당해야만 하느냐”고 울먹였다.

이어 “지난 11년간 가게를 운영해 오며 어려운 코로나시기에도 꿋꿋이 직원들과 함께 견뎌냈다”며 “지금까지 그만두지 않고 함께해 온 우리 직원들도 일자리를 잃게 된다면 그것은 또 누구의 책임이냐?”고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이에 본보 기자는 익산시 주무부서 관계자에게 해당 건에 대해 진행과정을 확인했다.

시 관계자는 “해당 건이 업주에게는 다소 억울한 면이 있는 사안인지라 최대한 살펴보는 중”이라며 “만약에 법원이나 검찰에서 해당 사건이 무혐의가 나온다면 행정의 입장에서 행정처분은 내리지 않는다는 게 분명한 입장”이라고 답변했다.

한편 이와 관련해 미성년자가 신분증을 위·변조하거나 도용해서 제시한 탓에 손님이 청소년인 줄 모르고 주류를 판매한 업주에게는 제재 처분을 면해주는 내용의 개정 식품위생법(식품위생법 제75조 1항)이 지난 2019년 6월부터 시행되고 있다.

또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8일 ‘함께 뛰는 중소기업·소상공인, 살맛나는 민생경제’를 주제로 진행된 민생토론회에서 ‘자영업자가 신분증을 검사한 사실이 확인되는 경우 행정처분을 면제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정부 입장 발표 후 해당 사건이 어느 쪽으로 귀결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증효 기자 event0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