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한편의 여유] 장날

온라인편집팀 | 기사입력 2024/02/07 [19:13]
서호식 시인

[詩 한편의 여유] 장날

서호식 시인

온라인편집팀 | 입력 : 2024/02/07 [19:13]

대목 앞두고

침 바른 말보다 침 튀긴 말에 더 정이 가는

따숩고 꼬순 소리

 

올 사람도 없는데

괜스레 분주해지는

북부시장

 

긴 소리 짧은 소리 

투박한 언어들 속에

파리채도 한 몫 거들고 나서는

 

오늘이 어제인 듯 

시든 시금치처럼 졸고 있는 볕

 

성경책마저

졸린 눈 억지로 뜨고

꾸벅꾸벅 할머니를 읽고 

 

침 묻혀 넘긴 세로글씨들이 

끄덕끄덕 돋보기를 깨운다

 

졸음도 풍경이 되는 

 

난장 속으로

노을의 파장이

더 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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