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천·삼천 개발 갈등 첨예

나연식 기자 | 기사입력 2024/02/06 [18:53]
전주시, 생태환경 개발·보존방안 놓고 환경단체와 상충
우범기 시장 “오는 2030년까지 국비 등 7,085억원 투자”
환경단체 “통합문화공간 조성 계획 즉각 중단하라”촉구

전주천·삼천 개발 갈등 첨예

전주시, 생태환경 개발·보존방안 놓고 환경단체와 상충
우범기 시장 “오는 2030년까지 국비 등 7,085억원 투자”
환경단체 “통합문화공간 조성 계획 즉각 중단하라”촉구

나연식 기자 | 입력 : 2024/02/06 [18:53]

  © 전북금강일보


전주시가 홍수 대비를 비롯해 전시 등 다양한 문화 놀이가 가능한 ‘전주·삼천 명품하천 365 프로젝트’를 발표한 가운데 생태환경의 개발·보존방안을 둘러싸고 환경단체와 이해관계가 상충되고 있어 첨예한 갈등 양상이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앞서 시는 지난해 홍수로 인한 하천 범람을 막기 위해 추진한 전주·삼천 정비사업과 관련, 전주의 상징물이나 다름없는 남천교 일대 ‘버드나무’를 아무런 협의도 거치지 않고 무차별 벌목하자 환경단체가 거세게 반발, 갈등관계가 촉발됐다. 

 

남천교에서 한벽당 일대 버드나무 숲은 전주 시민들의 그리운 추억이 깃든 장소지만 시가 홍수 예방 효과 등 뚜렷한 근거도 없이 자문만 구한 채 진행하면서 20년 안팍 수령의 버드나무를 가차없이 벌목해 비난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문제는 이번 사업이 행정편의주의적 발상에 따른 일방적인 사업 추진을 강행하면서 ‘수달’ 등 멸종위기의 동·생물들이 살아갈 터전은 물론, 시민들의 추억도 고스란히 사라질 위기를 낳고 있다. 

 

결국, 시와 환경단체 간에 이번 사업과 관련해 생태환경 개발이냐, 보존이냐를 둘러싸고 촉발된 대립양상이 점차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생태계 훼손을 최소화하는 방안 마련과 함께 시민들을 어떻게 설득할지가 최대 관건인 셈이다. 

 

6일 우범기 전주시장은 전주시자원봉사센터 인근 전주천변에서 ‘안전하고 쾌적한 전주천·삼천 명품하천 365 프로젝트’관련 현장 브리핑을 통해 “전주의 중심부를 가로지르며 흐르는 전주·삼천은 전주의 천년 역사를 함께해왔다”면서 “이곳을 홍수에 대한 안전성을 담보하는 동시에 시민들의 다양한 일상을 담아낼 수 있는 통합문화공간으로 조성, 생활 속 힐링 명소로 활용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전주·삼천을 안전하고 쾌적한 명품하천으로 만들기 위한 4대 추진전략을 제시했다. 

 

4대 추진전략은 △홍수 예방, 시민 안전 최우선(치수) △시민 휴식·문화 향휴 공간 조성(친수) △하천유지용수 확보(이수) △하천 조도 개선(편의 증진)이다.

 

이를 위해 시는 오는 2028년까지 약 577억원을 투입해 전주·삼천에 총 7곳의 통합문화공간을 단계적으로 조성키로 했다. 구체적으로 전주천에는 △서신 수변문화광장 △한옥마을 수변낭만터 △꽃바람길, 원당 바람쉼터 △팔복 건강활력마당의 4개 공간이 들어선다. 

 

삼천에는 △세내 역사문화마당 △마전 문화체육광장 △효자 화합마당 등 3개 공간이 갖춰질 예정이다.

 

이 가운데 시는 올해 선도사업으로 △전주천 서신 수변문화광장 △전주천 한옥마을 수변낭만터 △전주천 팔복 건강활력마당 △삼천 세내 역사문화마당 등 4개 공간 조성을 위한 설계가 마무리되는 대로 본격적인 조성공사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시는 하천유지용수 확보를 위해 △상관저수지 수문 설치 △전주천 금학보 취수 및 하수처리수 재이용 등을 추진해서 갈수기에도 전주천(8만5,000t/일)과 삼천(6만7,000t/일)의 충분한 하천유지용수를 확보하는 등 물과 사람이 모이는 공간으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이번 사업이 수달 등 멸종위기 동·생물들의 터전, 즉 심각한 생태계 파괴를 불러올 수 있다는 점에서 시민들은 물론 환경단체 등에서 거센 반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날 전북환경연합운동도 시 기자회견 직후 곧바로 사업 추진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정현 전북환경연합운동 공동대표는 성명서를 통해 “우범기 전주시장의 ‘전주천·삼천 통합문화공간 조성계획’은 생태하천 관리 정책의 근간을 뒤흔들고, 시민의 참여로 이룬 전주천 자연성 회복의 기적을 무위로 돌리는 것”이라며 “낡은 토목사업에 기반한 4대강 사업과 판박이라는 점에서 아래와 같은 이유로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 촉구했다. 

 

더욱이 “인공 구조물 설치를 최소화하고 하천의 생태 구조와 공간에 맞는 생물종다양성 확보, 홍수관리와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친수공간 마련에 중점을 두는 도심하천 관리와도 거리가 멀다”고 지적했다. 

 

이정현 공동대표는 하천법 25조 1항을 근거로 “도시지역을 관통해 흐르거나 인접해 흐르는 하천에 대해서는 탄소흡수원 확충 방안을 하천기본계획에 포함해야 한다고 명시했다”면서 “하지만 시는 탄소흡수원인 버드나무 군락과 갈대가 있는 수변 공간을 밀고, 달뿌리풀로 덮인 하중도를 없애면서 여울과 소 등 하천의 고유 공간을 사라지게 만들어 결국 탄소흡수원 기능을 떨어트리고 있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하천 둔치 여러 곳에 대규모 편의시설과 체육시설 등 인공 구조물을 설치하는 것은 물 흐름을 가로막아 홍수 피해를 키우고 안전사고가 늘어 시민의 안전을 위협할 뿐만 아니라 한옥마을 한벽보 구간 LED 경관조명 등 놀이시설은 멸종위기종인 수달과 삵, 천연기념물 원앙을 비롯해 다양한 우리나라 고유종 물고기의 서식지를 훼손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환경단체와 협의는커녕 ‘전주시 물환경 보전을 위한 활동 지원 조례’에서 규정한 민관 협력기구인 전주생태하천협의회와 일언반구, 협의나 자문을 거치지 않은 일방통행 행정”이라며 비판했다.

/나연식 기자 meg7542@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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